말씀나누기
빛이 비치면 어둠은 물러간다
임헌준
2013. 2. 21. 11:08
빛이 비치면 어둠은 물러간다
한 때 우리 사회에 ‘비움’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마음을 비우면 평안이 깃든다’는 것이다. 온갖 정욕과 원망, 미움, 의심, 절망, 두려움, 슬픔 등 인간을 억누르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으면 삶에 평안과 자유를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들 이런 어둠의 굴레가 좋아서 끌어안고 있겠는가. 누구나 할 수만 있다면 이런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마음을 비우라’, ‘내려놓으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그 말을 이루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어둠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되는 일은 사람이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수행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부분적으로, 일시적으로 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어느 정도 평상심을 유지하고 있을 때나, 자신을 자극하는 ‘문제’의 강도가 세지 않을 때는 마음을 비운 것처럼, 내려놓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평안과 자유를 맛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잠시일 뿐이다. 삶에 거센 풍파나 유혹이 밀려오면 그 평안과 자유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짙은 어둠이 드리워진다.
인간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연약한 존재이다. 깨닫고 아는 것보다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우둔하고 무지한 존재이다. 인간이 자신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어둠의 굴레를 결코 벗어던질 수 없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성령으로 충만할 때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어둠’을 비운 다음에 ‘빛’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다. 빛이 비치는 그 순간 어둠이 사라진다.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우리를 해방한다(롬 8:2).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생명의 빛이 우리를 어둠에서 벗어나게 한다(요 8:12).
*이 글은 크리스챤신문, 2009. 3. 21, '크리스챤논단'에 게재된 본인의 글을 줄인 것이다.
*이 글은 크리스챤신문, 2009. 3. 21, '크리스챤논단'에 게재된 본인의 글을 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