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나라 문화원을 세우자
임헌준(아산 예은교회 목사)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에서 ‘나그네’, ‘객’, ‘거류민’ 등으로 번역된 ‘게르’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상당 기간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면에서 이스라엘 공동체에 동화된 외국인을 가리킨다. 이들은 정치, 경제, 기타 다른 이유로 고국을 떠나 외국 땅에 정착해 사는 사람들로서 본토인들이 누리는 권리와 특권을 누리지 못하였으며, 대개 경제적 약자로서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게르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섬기는 일을 하였으며, 힘 있는 자들과 부자들에게 많은 시달림을 당하였다(참조. 겔 22:7; 말 3:5). 오경의 법전에서는 이와 같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있는 게르들를 보호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법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그들을 압제하거나 학대하지 말아야 한다(출 22: 21; 23: 9; 레 19: 33-34). 그들의 송사를 억울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신 24:17). 그들을 경제적으로 배려해야 한다(출 20:10; 23; 레 19:9-10; 23:22; 신 14:28-29; 24:19-21; 26:12-15). (칠칠절, 초막절 등 축제 때에는 그들을 불러서 함께 잔치를 즐기도록 해야 한다(신 16:11, 14). 안식일에는 그들도 노동으로부터 해방되어 편히 쉬도록 해야 한다(: 12; 신 5:14).
현재 우리나라에는 국제결혼 등으로 말미암아 다문화가족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등 다문화가족들이 우리나라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들이 다각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각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다문화지원센터에서는 교육, 상담, 문화, 통역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에서는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긴급한 상황에 처한 이주여성을 보호, 지원하고 가정 해체를 예방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주여성인권센터, 다문화교육센터 등 다문화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기관들이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의 다문화가족 지원 활동이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부분 가운데 하나로, 이주민들이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보고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주민 나라 문화원을 세워 그 나라의 언어, 역사, 문화에 관한 자료들을 비치하고 체험, 교육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 지역에 ‘베트남문화원’을 세우고, 베트남의 역사, 문학, 음악, 영화, 전통 문화 등 베트남에 관한 자료를 구비하고, 베트남 이주민들이 자녀들과 함께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그들이 자신들의 전통 문화, 놀이, 역사, 언어 등을 베트남 출신이 아닌 사람들에게 알리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면 이주민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고, 그들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베트남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사업을 국가가 주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각 지역에 있는 교회가 연합하거나 혹은 개 교회 차원에서, 또는 해당 국가에 나가 있는 기업들이 문화원을 세워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와 기업이 연계하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크리스챤신문사가 전국적으로 <이주민 나라 문화원 설립 및 운영 지원 사업>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담당부서에서 지역별로 문화원을 설립하여 운영할 개인이나 단체를 모집하고, 그들이 문화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할 것이다. 그리고 해당 국가의 한국 주재 문화원, 대사관, 영사관, 기타 통로를 통하여 문학, 역사, 문화 등 각종 도서와 자료들을 구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것이다. 이 사업에 한국교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크리스챤신문, 2014.10.11. 크리스챤논단
http://www.christianwr.com/news/articleView.html?idxno=40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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